'30년 앙숙' 혼다-야마하의 동맹

입력 2016-10-06 18:27  



전기 스쿠터 개발·생산 협력

입지 좁아진 내수시장 타개책



[ 박진우 기자 ] 일본에서 오토바이 수요가 절정을 이루던 1980년대. 오토바이시장 점유율 1, 2위 기업인 혼다와 야마하는 당시 각광받던 배기량 50㏄ 소형 오토바이를 중심으로 생산 설비를 늘리고, 치열한 판매 경쟁을 펼쳤다. 혼다는 ‘야마하를 짓밟자’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한 해에만 수십 종의 신형 오토바이 모델을 투입하고 대대적인 할인 판매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양사 이름 첫글자를 따 ‘HY전쟁’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경쟁 여파로 양사 재고량은 급증했고, 부채도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늘었다. 야마하는 1983년 임금 삭감을 해야 했다. 해외시장에 진출하려 했지만 일본의 오토바이 규격을 고집하다 고전하기도 했다. 대학에서는 좁은 시장에서 승리하기 위해 시간을 허비한 일본 기업의 근시안적 경쟁 사례로 꼽았다.

앙숙으로 꼽히던 혼다와 야마하가 30여년간의 전쟁을 중단하고 좁아진 내수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오월동주’에 나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5일 일본 오토바이시장 점유율 1, 2위 기업인 혼다와 야마하가 내수용 스쿠터와 전기 오토바이 개발·생산에 협력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젊은이들의 오토바이 기피현상이 나타나면서 쳄揚?줄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오토바이 시장 전체 판매량은 37만2696대로 오토바이 인기가 절정을 이루던 1980년대 판매량의 16%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혼다와 야마하는 배기량 50㏄ 소형 스쿠터 생산 협력을 위한 막바지 조율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하는 이 스쿠터 5만여대를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 있는 혼다 공장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만들 계획이다. 또 양사는 합작법인을 설립해 차세대 전기 소형 스쿠터 모델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양사는 앞으로 수년간 안전규정과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될 전망이라며 이 같은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경쟁이 치열하던 1980년대엔 이 같은 협력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전했다.

양사는 내수시장과 달리 해외시장에선 여전히 경쟁을 이어나갈 전망이다. 양사 경영진은 “온전히 일본시장에서 협조한다는 얘기고, 해외에선 그대로 경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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